사색과 치유의 미를 갖춘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
예기치 않았던 변화로 몸과 마음이 고단했던 지난 한 해가 물러가고, 다시 새 희망을 지필 새해가 밝았다. 새로운 계획을 세우기 전, 생각의 시간이 필요하다면 걷기가 제격이다. 느릿느릿 하얀 발자국을 남기며 머릿속을 정리할 그 길이 한겨울의 자작나무 숲이라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
인제군 원대리 산75-22에 위치한 자작나무 숲은 SNS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는 사진 명소다. 그동안 인터넷의 사진으로만 자작나무 숲을 감상하며 아름다운 정경에 취했다면, 이번 겨울에는 직접 걸어보며 자작나무 숲의 향기로 힐링해볼 것을 권한다.
원대리 자작나무 숲을 찾아가는 길은 어렵지 않다. 원대리 산림감시초소에서 시작하면 된다. 초소에서 방명록을 작성하고 3.5km의 임도를 따라 올라가 보자. 산허리를 따라 부드럽게 이어진 길은 혼자 걸어도 좋고, 여럿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걷기에도 그만이다. 숲에 들어서면 자작나무 코스, 치유 코스, 탐험 코스 등 여러 산책로가 있다. 그 어느 길을 걷더라도 딛는 걸음마다 휴식과 치유가 깃든다. 머릿속을 가득 채운 골치 아픈 생각들도 저 멀리 사라지는 기분이다.
인제에서 태어난 천재시인 박인환의 예술혼을 기리는 박인환 문학관의 내부.
겨우내 얼고 녹기를 거듭하며 자연 건조해 특유의 부드럽고 담백한 맛을 자랑하는 인제 황태.
겨울의 자작나무 숲을 거닐며 비움의 철학을 누렸다면, 이번에는 문학의 향기가 숨 쉬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겨 보자.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는 구절로 시작하는 ‘목마와 숙녀’의 시인, 박인환 문학관이 인제에 있다.
1926년 인제군 상동리에 태어난 박인환 시인은 1956년 3월 20일, 31세의 젊은 나이로 요절했다. 박인환 문학관은 한국 모더니즘의 대표적인 시인으로 꼽히는 박인환의 예술혼을 기리는 장소다. 문학관 앞에는 펜을 손에 쥔 채 펄럭이는 넥타이를 두른 박인환의 상반신 동상이 눈에 띈다. 문학관에 들어서면 해방 전 명동거리를 재현해 놓은 전시공간이 눈길을 끈다. 언뜻 보면 평범한 옛 거리를 조성해놓은 것처럼 보이지만, 그 시절 박인환과 깊은 인연이 있었던 장소들을 정성스럽게 재현해 놓은 것이다.
박인환 문학관 못지않게 문학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장소 중 하나로, 만해마을을 빼놓을 수 없다. 만해마을에 들어서면 외국의 시인들과 한국 시인들이 지은 310편의 시를 동판에 담은 평화의 시벽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근처의 한국시집박물관에서도 만해 한용운 시인의 시를 만날 수 있다. 백담사 가는 방향에 있어, 백담사 가기 전후 방문하기 좋다.
박인환 시인이 명동에서 운영한 ‘마리러사’ 서점, 그가 자주 들렀던 선술집과 다방 등 일제강점기와 전쟁을 겪었음에도 아날로그의 낭만이 깃든 명동거리와 6·25 전쟁 이후 문명과 인간에 대한 한없는 절망과 좌절감을 시로 읊은 시인의 마음이 어우러져 쓸쓸하면서도 고즈넉한 풍경을 자아낸다.
청량한 바람과 고즈넉한 감성을 담은 인제의 겨울 하늘.
산책과 사색으로 출출해진 속을 채워줄 인제의 맛에 주목해보자. 겨울에 꼭 맛봐야 할 인제의 음식 중 황태를 빼놓을 수 없다. 인제는 전국 황태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전국 최대의 황태 생산지로 꼽힌다. 일교차가 큰 지역에서 자연 건조로 말려야만 육질이 부드럽고 비린내가 나지 않는 최상품의 황태가 탄생하는데, 인제 용대리의 자연은 이러한 지리적, 기후적 특성에 알맞은 최적지로서 최고 품질의 황태를 생산하고 있다.
동해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과 인제 계곡의 추운 바람이 만들어낸 걸작이 바로 인제의 명품 황태이다. 얼었다 녹기를 수십 번 반복하며 오랜 인고의 시간을 보낸 황태의 속은 황금빛을 띠며,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인제 황태는 매년 12월 말경부터 동해안에서 진부령으로 운반한 명태를 민물에 깨끗이 세척한 후, 두 마리씩 코를 꿰어 덕장에 걸어둔다. 겨우내 밤에는 꽁꽁 얼고 낮에는 녹는 수축작용을 수없이 반복하며 약 4개월에 걸쳐 자연 건조된다. 이렇게 숙성된 황태는 외형은 통통하고 붉은색이 나며, 속살은 노랗고 양념을 가미하면 살갗 사이사이 흡수되어 부드럽고 담백한 맛이 난다. 춥고 지친 마음을 위로하는 자연의 선물이 아닐 수 없다.
한전 인제지사
강원도 인제지역의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책임지고 있는 인제지사. 인제는 수려한 설악산 국립공원과 민간인통제구역이 가깝게 있는 군사도시이면서, 많은 이들이 찾는 관광의 도시이다. 험준한 산악지역을 지나는 선로와 울창한 수목의 선로접촉 등은 배전선로 관리에 큰 어려움을 준다. 이건웅 인제지사장을 비롯한 27명의 직원들은 이 같은 쉽지 않은 환경 속에서도 고객과 직원이 ‘함께 즐거운’ 인제지사를 만들어가기 위해 땀 흘리고 있다.
특히 지난여름에는 집중호우를 비롯한 태풍 바비, 마이삭, 하이선 등으로 피해 입은 44기의 전주와 전력설비에 대해 빠르고 완벽한 복구로 고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였다. 열정을 다한 이들의 복구활동은 고객들로부터 더욱 신뢰를 받는 계기가 되었다.
인제의 아름다운 산악지역은 한전인에게는 좋은 근무여건은 아니다. 험한 산에도 선로는 들어가고 전기는 어김없이 공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일상적인 안전순시는 물론이고 봄이면 까치 조류둥지 철거, 겨울부터 봄까지 눈 피해를 입은 설해목 제거 공사 등으로 이들의 손끝에서 완벽한 전력공급이 만들어지고 있다.
또한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하는 일에도 힘을 쏟는다. 코로나19로 많은 이들이 힘들어할 때 쌀, 라면 등 생필품 전달과 무료세탁, 세탁물 운반봉사 등으로 지역 내 이웃과 사랑을 함께 나누었다.
인제지사는 올 2021년에도 본연의 업무인 ‘완벽한 전력공급’은 물론 따뜻한 나눔의 정을 나누는 일에도 앞장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