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거대한 시대적 흐름

리모트워크는 시대의 조류
원격근무 혹은 스마트워크는 그저 한 시대를 풍미할 유행이나 트렌드가 아니다. 글로벌 기업들은 IT기업을 중심으로 재택근무를 활성화하고 있으며, 독일의 경우에는 이른바 ‘집에서 일할 권리’를 노동법에 명시하는 법제화를 추진 중이다. 국내의 경우에도 다르지 않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 9월 국내 매출액 100대 기업을 조사한 결과 88.4%가 재택근무를 시행 중이라고 답했으며, 코로나19 상황이 해소된 이후에도 재택근무를 활용할 것이라는 응답자가 53.3%에 달했다. 고용노동부가 진행한 ‘유연근무제 지원 신청 추이’ 조사에 따르면 2020년 2월 25일 이후 유연근무제 일평균 신청 근로자 수는 20배가 증가했다. 이 중 재택근무 비중은 60.8%로 시차출퇴근이나 선택근무 신청자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를 보여 준다.
“다시는 코로나19 이전의 세상으로 돌아갈 수 없다.”라는 문장은 업무 환경에도 적용된다. 이제 각 기업은 리모트워크를 업무의 한 형태로 온전히 받아들여야 할 때가 온 것이다.

2높은 만족도

국내 직장인 4명 중 3명은 재택근무 만족
최근 취업포탈 인크루트와 비대면 알바채용 바로면접 알바콜이 직장인 74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재택근무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참여자의 77.5%가 재택근무에 만족을 표시했다. 그 이유로는 출퇴근 시간 절감(29.5%)이 가장 많이 꼽혔는데, 이는 감염 우려 최소화(23.5%)라는 재택근무 본래의 목적에 앞섰다. 이 외에도 가사와 육아를 병행할 수 있다는 점(10.4%), 대면보다 비대면이 업무 효율 증진에 효과가 있다는 판단(12.5%) 등이 만족 요인으로 꼽혔다. 이에 반해 재택근무가 불만족스러웠던 직장인들은 가장 큰 이유로 업무효율 저하(24.1%)를, 두 번째 이유로는 근무환경이 미비함(20.7%)을 꼽았다. 그 외 업무시간 외 지시가 늘어나거나 정규업무시간이 지켜지지 않는 점(12.1%), 업무 보고 및 지시가 어려운 점(11.5%)도 불만족의 이유로 제시됐다. 이와 같은 결과는 집에서 일하더라도 근무 환경에 따라 업무 효율과 업무 만족도가 달라진다는 점과 업무 지시를 받는 사람보다 업무 지시를 하는 쪽에서 재택근무 시스템에 좀 더 답답함을 느낀다는 점도 보여준다. 재택근무의 환경과 커뮤니케이션의 방법에서 고민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3CASE BY CASE

리모트워크로 웃는 회사, 우는 회사
안타깝게도 재택근무는 모든 회사에 적용할 수 있는 시스템은 아니다. 재택근무는 산업군에 따라 적용할 수 있는 범위가 달라지며, 회사의 성격과 CEO의 결정에 따라 시행이 불가능한 회사도 많다. 특히 중소기업은 스마트워크 시스템을 도입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301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기업 스마트워크 구축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68.1%가 ‘스마트워크 활용 경험이 없다.’고 답하였으며, 활용하지 못하는 주된 이유로는 ‘업무 특성상 활용 불가’(30.6%), ‘자금 부담’(28.9%)을 꼽았다. 이에 반해 아예 창립 초기부터 재택근무를 원칙으로 하는 기업들도 있다. 2013년 창업한 핀테크 회사 딥서치는 창업 이래 7년간 직원 16명이 전원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는 회사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리모트워크가 회사의 규모보다는 기업이 추구하는 업(業)의 형태에 따라 그 효율성이 달라진다는 점을 시사한다.

4재택근무 종합 매뉴얼

재택근무에도 매뉴얼이 있다고?
리모트워크는 장점만큼 단점도 많다. 그중 의사소통 문제는 리모트워크의 가장 큰 이슈로 떠올랐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최근 정부는 ‘재택근무 종합 매뉴얼’을 발표했다. 지난 9월 재택근무 도입 절차부터 운영 규정, 법적 분쟁까지 모두 담은 매뉴얼 북이다. 단계마다 필요한 점검표와 운영 규정 등을 제공해 재택근무를 처음 도입하는 기업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법적 쟁점 분야는 △도입 · 실시 △근로시간 · 연장근로 및 휴식 시간 △복무 관리 및 성과 평가 △임금 등 재택근무 비용 및 장비 △개인정보 보호 및 보안 대책 △안전보건 및 산재 보상 등 주제별로 찾아볼 수 있도록 정리되어 있다. 재택근무 종합 매뉴얼은 고용노동부 홈페이지 정책자료란에서 누구나 다운로드할 수 있다.

5ZERO TRUST

리모트워크, 가장 큰 문제는 보안
재택근무가 활성화될수록 기업은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보안 위협에 맞닥뜨리게 되었다. 기존 사무실에서는 사용자가 철벽과 같은 방어막이 쳐진 시스템에서 업무를 했기에 안심할 수 있었지만, 각 가정이나 카페와 같은 외부에서는 이와 같은 엔터프라이즈급의 보안 시스템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글로벌 보안 기업 트렌드마이크로가 전 세계 1만 3,000명의 재택근무자를 대상으로 한 보안 실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36%는 개인 기기에 간단한 비밀번호 보호 조치조차 적용하지 않았다. 이는 각 가정에서 일하는 재택근무자들이 얼마나 보안에 취약한 상태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에 글로벌 보안 솔루션 업체들은 새로운 기술을 앞다투어 선보이며 리모트워크로 인한 보안의 취약점을 상쇄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더욱더 확실한 사용자 인증 기술은 물론 머신러닝을 통해 사용자의 평소 습관과 다른 부분을 빠르게 포착하여 외부 침입자라는 판단이 섰을 때 시스템을 강제 종료하는 기술 등 재택근무 환경을 보다 안전하게 만드는 새로운 보안 기술이 빠르게 활성화되고 있다. 이와 함께 재택근무자들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 보안 훈련도 그 필요성을 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