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PCO INSIGHT
개인의 소비 행위가 이웃, 사회, 나아가 환경에까지 미치는 효과를 고려하고 배려하는 ‘착한소비.’ 환경오염을 줄이는 친환경 제품, 정당한 근로환경과 과정을 통해 생산된 제품을 선호하는 것이 대표적인 착한소비의 사례이다. 전기를 사용할 때도 이런 선택을 할 수 있다면 어떨까. 한전은 지난해 12월 친환경 가치 확산을 위한 녹색 프리미엄 제도를 도입하여 시행하고 있다.
전기를 사용할 때도 생각하는
친환경 가치

재생에너지 확산 ‘녹색 프리미엄’ 시행
일러스트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하며 추가 비용 납부

녹색 프리미엄이란 전기소비자가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을 사용하기 위해 전기요금과는 별도로 추가 비용을 납부하는 녹색요금제의 일종이다. 녹색 프리미엄 제도를 통해 소비자는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을 사용하고 ‘재생에너지 사용 확인서’를 발급받아 RE100 인증 등에 활용한다.
RE100은 전력의 100%를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만 충당하겠다는 기업들의 자발적인 약속이다. 2014년 비영리단체인 기후그룹(The Climate Group)과 탄소공개프로젝트(Carbon Disclosure Project)가 처음으로 제시하였다. RE100 가입 기업은 2021년 2월 말 기준 애플, 구글 등 280여 곳에 이른다. RE100을 선언한 글로벌 주요 기업들은 자신들에게 부품, 소재 등을 공급하는 기업들에게도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하고 있어 국내 기업들의 참여도 빠르게 늘 것으로 전망된다.
한전은 국내 기업들의 RE100 참여를 위해 일반용과 산업용 고객을 대상으로 올해 처음으로 녹색 프리미엄 제도를 도입하였다. 녹색 프리미엄 참여를 희망하는 소비자는 한전과 약정을 체결한 후, 녹색 프리미엄을 납부하고 재생에너지 사용 확인서를 발급받아 RE100 인증 등에 활용하는 형식이다. 녹색 프리미엄으로 납부된 재원은 한국에너지공단으로 이체되어 재생에너지 확산을 위한 투자에 사용된다.
녹색 프리미엄은 입찰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희망 물량과 가격을 제시하고,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량 한도 내에서 최고가 순으로 낙찰을 받는다. 물량, 하한가, 낙찰방식 등 입찰에 관한 세부 사항은 정부, 한전, 에너지 분야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신재생에너지 사용 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하고 있다.
첫 녹색 프리미엄 입찰은 올해 1월 초 공고되어 2월 5일까지 참여 기업들의 희망 물량과 가격을 접수하였다. 입찰 결과 총 37개 기업이 참여하여 2021년 전체 판매물량인 17.8TWh의 약 7%에 해당하는 1,252GWh가 평균 가격 kWh당 14.6원에 낙찰되었다. 이로써 총 133억 원의 녹색 프리미엄 재원이 조성되어 재생에너지 분야 활성화에 투자될 예정이다.

RE100 가입 기업 : 280여 곳 / 녹색 프리미엄 재원 : 133억 원 조성 /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한 시민 인식 : 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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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프리미엄 재원은 재생에너지 확산에 투자

이번에 참여한 기업은 한전으로부터 재생에너지 사용 확인서를 발급받아 RE100 인증이나 발주처의 재생에너지 사용 요구 충족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
이렇게 녹색 프리미엄 제도가 도입됨으로써 전력 분야에서도 친환경 가치를 실천하는 소비가 본격 가능하게 되었다. 이를 통해 국내 기업은 발주처의 재생에너지 사용 요건 충족이 가능해져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고, 녹색 프리미엄 재원을 활용하여 국가 신재생 분야 투자 활성화와 에너지 전환을 위한 기반 마련을 추진할 힘을 얻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한전은 제도 안정화 이후 주택용 등 전체 소비자를 대상으로 확대하여 더 많은 전기소비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해 6~8월 미국 여론조사기관인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에서 시행한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대규모 확산으로 큰 인명 피해가 발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조사 대상 14개국 중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등 8개국이 ‘전염병’보다 ‘기후변화’가 더 중대한 국가 위협이라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도 2020년 10월 KBS와 그린피스가 공동으로 기획한 기후위기 관련 시민 인식조사에서 응답자의 86.9%가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에너지 전환 등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에 대해 응답자의 71.8%가 수용 의사를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들은 이제 기후위기 해결에 우선적인 가치를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전의 녹색 프리미엄제 정착과 확산이 기후위기 탈출에도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하여 본다.

일러스트해외 녹색요금제 운용 사례

재생에너지 기반 등 국가별 여건을 고려한 다양한 형태의 녹색요금제가 운용된다. 일본 홋카이도는 희망하는 소비자가 전기요금의 5%를 홋카이도 전력에 자발적으로 추가 납부하고, 재원은 비영리단체인 그린펀드에 전달되어 시민풍차 건설 등에 활용된다.
한편 소비자가 전력 사용량 중 재생에너지원 비중을 정하고, 녹색요금을 판매회사에 납부하는 요금제 방식은 ‘에너지 오스트레일리아’처럼 재생에너지 기반 확대 등 일정 수준의 여건이 조성된 많은 나라에서 시행하고 있다.

글. 이연승(한전 요금기획처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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