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 퍼포먼스 아티스트인 염동균 작가
VR 아트는 컴퓨터를 통해 가상현실을 체험하게 해주는 최첨단 기술인 VR(Virtual Reality)을 예술에 접목한 미디어아트다. VR 퍼포먼스 아트는 VR 아트에 퍼포먼스를 가미해 VR 아트를 생생한 공연으로 완성한다.
염동균 작가는 구글의 ‘틸트 브러시’라는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VR 아트를 구현한다. 2016년, 코엑스 오토데스크 공연을 시작으로 세계 최초로 이 프로그램을 활용해 VR 퍼포먼스 공연을 대중에게 공개했다. 그동안 자동차 브랜드를 비롯한 각종 브랜드의 오프닝 행사와 정부 관련 행사 프로젝트에서 다채로운 VR 퍼포먼스 아트를 선보였다.
염동균 작가는 드로잉 위주로 작업을 했을 때부터 미술을 대중에게 더 가깝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데 골몰해 왔다. 그러던 차에 구글 틸트 브러시를 접했고, 그 순간 확신이 왔단다. 전기만 연결되면 언제든지 입체적인 영상을 만들어낼 수 있는 구글의 틸트 브러시는 예술과 과학을 융합한 새로운 세계였다.“틸트 브러시와의 조우는 운명적 만남이었어요. 틸트 브러시로 제가 생각한 바를 얼마든지 VR로 만들어낼 수 있거든요. 이제는 어떻게 해야 재미있는 영상을 만들 수 있을까, 그 고민을 많이 해요. 그래서 라이트나 레이저 등의 기술적인 면도 고민하지만, 연출의 영감을 찾는 데 시간을 더 많이 쓰는 편입니다. 인문학 책도 많이 읽으려고 하고요.”
우여곡절도 많았다. 순수예술을 전공했기에 드로잉에 익숙한 덕에 그림을 그리는 일에는 능숙했지만, 퍼포먼스를 위해 스토리 라인을 만들고 현장에서 퍼포먼스를 실수 없이 라이브로 구현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큰 난제였다. 틸트 브러시가 출시되자마자 해외 직구로 구입했기에 물어볼 사람도 없어 초기에 기능을 익히는 데 애를 먹었던 점, VR 사양을 잘 몰라 옵션이 낮은 그래픽카드를 쓰는 바람에 작품의 드로잉 구현 시간이 느려서 당황했던 기억 등은 잊지 못할 에피소드다. 그럼에도 쉽게 포기하지 않았던 이유는 미술의 대중화에 대한 그의 오래된 과제를 VR 퍼포먼스 아트를 통해 해결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2020년 11월에 공연한 코스메틱 브랜드 오프닝 VR 퍼포먼스 아트.
최근 염동균 작가는 그라피티 아티스트와 영상 편집팀을 보강해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었다. VR 아트의 한계를 극복한 또 다른 콘텐츠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다.
“저에게 VR 아트는 더는 새롭지 않아요. 특히 드로잉과 퍼포먼스, 편집까지 혼자 작업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서 한계가 느껴지더라고요. 이제 훌륭한 팀원들과 함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데 집중하고 싶습니다.”
VR 퍼포먼스 아티스트가 되기 이전에 그는 평범한 직장인 생활을 하기도 했었고, 권투 선수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적도 있다. 하지만 어떤 순간에도 고인 물이 된 적은 없었다. 혜성같이 등장하여 매번 또 다른 퍼포먼스로 대중에게 즐거움을 전하는 VR 아트라는 장르처럼, 염동균 작가는 독특한 발상과 아이디어로 변화하며 예술의 신세계를 대중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가보지 못한 길은 거칠다. 하지만 그 길을 기쁜 마음으로 걸어가는 이에게 세상은 놀라운 이면을 보여준다. 염동균 작가가 보여줄 다음 프로젝트가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