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주는 에너지 ③

우리가 무심코 버린 유리병과 플라스틱 종이, 일반 쓰레기들은 어디에서 어떻게 처리될까? 미래에게 남겨 줄 가장 큰 자원인 깨끗한 환경은 버려지는 쓰레기에 새로운 가치를 담는 일에서 시작된다. 부산자원순환협력센터에서는 미래의 소중한 자원인 폐기물의 순환을 교육과 체험, 견학 등을 통해 배울 수 있다. 글. 김선녀 / 사진. 이원재(Bomb스튜디오)

쓰레기의 새로운
가치를 만들다

부산환경공단 자원순환협력센터

버려진 종이, 플라스틱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마스크를 만든 업사이클 미술 작품

가정에서 버려지는 쓰레기는 어떤 과정을 거쳐 재생에너지로 전환될까? 다양한 용도에 따라 만들어진 철이 산업 현장에서 쓰이고 난 뒤 폐기물이 되어 다시 가치 있는 제품으로 태어나는 방법은 무엇일까? 폐자원이 순환되는 과정에 대한 교육과 체험, 견학을 진행하는 이곳은 바로 부산 강서구 생곡에 위치한 부산자원순환협력센터다. 부산자원순환협력센터가 위치한 이곳 생곡동은 30만㎡의 넓은 부지 안에 약 80여 개의 폐기물 처리 관련 업체들이 모여 있는 거대한 자원순환 특화 산업 단지다. 낙동강 일대 무허가로 지어져 있던 수십 개의 고철업체를 비롯해 폐기물 관련 업체들을 모아 국내 최대 규모로 조성된 작은 ‘자원순환 도시’인 셈이다.
산업이나 가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가연성 폐기물을 변환시켜 연료와 에너지로 이용하는 폐기물 에너지는 버려진 쓰레기를 자원으로 쓰는 에너지라는 점은 매우 큰 장점이지만, 그에 앞서 폐기물 자체를 줄이려는 노력과 폐기물에너지에 대한 시민들의 올바른 인식이 선행되어야 하는 에너지원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각 지자체는 지역에 자원순환센터를 설립해 학생, 시민들을 대상으로 폐기물과 재활용, 에너지 순환에 대한 다양한 교육과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부산의 자원순환협력센터에서는 생곡 자원순환특화단지 내 시설 견학 프로그램을 통해 생곡매립장, 폐가전회수센터, 재활용 선별장 등을 찾아다니며 세상의 모든 물건이 버려진 뒤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에 대한 특별한 여행을 함께한다. 단지에서 차를 타고 5분 정도 오르면 도착하는 생곡매립장은 부산시 전역의 생활 쓰레기 중 불에 타지 않는 쓰레기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덤프트럭 여러 대가 새벽부터 부지런히 쓰레기를 나르는 생곡 매립지 정상에 오르면 불쾌한 쓰레기 더미가 펼쳐져 악취가 대단할 것 같았지만, 예상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오전 중 쌓인 쓰레기들은 곧바로 위생 매립 작업이 진행되어, 쓰레기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아요. 군데군데 박혀있는 관을 통해 나오는 매립 가스 냄새만 있을 뿐이죠. 견학을 오는 사람들 대부분이 이곳에 오시면 매립지의 깔끔한 처리에 모두 놀라곤 해요.”

  • 버려진 고철, 폐가전 등을 이용해 만든 로봇

  • 생산된 철이 가공, 생산을 거쳐 어떻게 폐기되고 재활용되는지 알려주는 교육 전시관

    부산시 강서구 생곡동에 위치한 부산자원순환협력센터 전경

자원순환협력센터팀 양혜림 계장의 설명이다. 이곳 매립장의 메탄가스는 모두 회수되며 에너지 절약시설을 운영하는 등 온실가스 감축에도 힘을 쓰고 있다. 또한, 이곳에서 발생하는 가스는 발전시설로 보내 에너지로 전환하고 있으며, 쓰레기 소각 시 발생하는 잉여 열은 인근 지역과 산업체에 에너지로 공급해 지원 재생산에도 일조하고 있다. 실제로 음식물자원화시설을 비롯해 생활폐기물 발전시설, 하수슬러지육상처리장 등이 자리한 이곳 단지 내에는 작은 취락 마을인 생곡마을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을 만큼 폐기물 시설들이 안전하고, 깨끗하게 관리 및 유지되고 있다. 폐기물에 대한 단순한 인식은 악취와 불쾌감이라는 이미지로 떠오르지만 실제로 폐기물을 처리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감량(Reduce), 재활용(Recycle), 재이용(Reuse)라는 3R 정책을 통해 자연에 과학적이고,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순환될 수 있도록 모두가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센터 내에서는 그밖에도 버려진 목재, 섬유, 종이 등으로 업사이클링(upcycling) 아트 체험을 하는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또 자원순환 아카데미를 통해 폐기물이 순환되는 과정에 대한 심도 있는 이야기를 듣고, 직접 업사이클링 작품을 만들어 설명하고 토론하기도 한다. 건물 곳곳에 전시된 업사이클링 제품들은 쓰레기의 무한한 가치를 보여준다.
“센터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을 통해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쓰레기를 직접 눈으로 보고, 듣고, 체험하는 ‘실천’ 교육을 받으면서 많은 사람이 쓰레기에 대한 가치와 소중한 자원에 대한 의미를 깨닫게 됩니다.”
쓰레기를 올바르게 버리는 일부터 쓰레기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일까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하다. 폐기물에너지는 우리의 이런 환경 인식이 보다 성숙될 때 비로소 더욱 과학적이고, 활발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부산 전역의 생활 쓰레기가 모이는 자원순환 특화 산업 단지 내 생곡 매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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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