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펫티켓 함께 지켜요

“잠시만요. 동물등록 하셨나요? 안 하셨네요. 과태료 20만 원입니다.” 바로 몇 달 전, 지인이 겪은 일이다. 평상시처럼 강아지와 산책을 하던 중이었는데, 공무원이 다가와 동물등록 여부를 묻더니, 곧바로 과태료 20만 원을 부과했다고 한다. 정부는 지난해 9월 16일부터 10월 13일까지 지자체 · 유관기관과 협력하여 동물등록 및 반려견 안전관리 집중단속 기간을 운영했다. 지자체 · 유관단체를 포함하여 207개(1,787명) 민 · 관 합동 지도 · 단속반을 편성하여, 총 778회 점검을 한 결과 482건의 위반사항을 적발했다. 인식표를 미착용한 경우가 240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동물미등록(150건), 목줄 미착용(73건)이 그 뒤를 이었다.
도대체 정부는 왜 이처럼 강력한 단속을 시행했을까?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늘어나면서, 반려인과 비반려인 간의 갈등도 함께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갈등의 주요 원인은 ‘일부 반려견 보호자의 펫티켓 미준수’다.

펫티켓이 의무가 된 세상

동물권행동 카라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반려견을 기르면서 이웃의 항의를 받아본 적이 있다는 응답이 42.9%였다. 반려견 보호자 절반 가까이가 반려견 때문에 항의를 받아봤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반려동물 보호자에게 항의하는 주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1위 배설물 미처리(51.3%), 2위 목줄(리드줄) 미착용(23.1%), 3위 층간소음 등 타인 배려부족(17.9%)이었다. 기본적인 펫티켓인 강아지 배변 치우기, 외출 시 목줄 착용하기 등을 하지 않아서 보호자를 비난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는 것이다. 반대로 얘기하면, 반려견 보호자가 기본적인 펫티켓을 잘 지키면 반려인과 비반려인의 갈등도 자연스레 줄어들 수 있다는 뜻이다.
펫티켓 미준수는 인명피해로도 이어진다. 한국소비자원에 신고된 개 물림 사고 건수는 2016년 1,019건에서 2018년 1,962건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개에 물려 119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간 사람은 지난해 1년 동안 무려 2,368명이었다. 하루 평균 6명 이상의 사람이 매일 개에 물려 병원에 실려 가는 게 우리나라 현실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개 물림 사고는 ‘목줄 미착용’ 등 보호자의 펫티켓 미준수로 발생한다.

엄격해진 펫티켓 미준수 벌금

과거에는 개에 물려도 신고 없이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적극적으로 신고하고, 반려견 주인의 형사 처분까지 요구한다. 여기에 관련 규정도 많이 강화됐다. 2년 전까지는 주인의 개가 사람을 물었을 때, 물린 사람이 원하지 않으면 반려견 보호자가 형사 처분(과실치사/과실치상)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법이 바뀌었다. 물린 사람이 괜찮다 하더라도 주인이 처벌된다. 주인이 펫티켓을 준수하지 않아서(목줄을 채우지 않아서) 개가 사람을 물었을 때, 사람이 다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 사망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 그뿐만 아니라, 주요 펫티켓 과태료도 모두 인상됐다. 과거에는 동물등록을 하지 않았을 때 1차 적발 시 과태료 없이 말로 경고만 했다. 하지만 지금은 2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참고로, 3개월령 이상의 반려견은 예외 없이 모두 동물등록을 해야 한다. 사람으로 치면 아이에게 주민등록증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동물등록을 했다 하더라도 반려견과 외출할 때는 반드시 인식표(보호자의 연락처가 적힌 목걸이)를 하고 나가야 한다. 이를 몰랐다가 과태료를 내는 경우도 많다.
이쯤 되면, 반려동물을 기르는 게 마치 잠재적 범죄자가 된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하지만, 실제로 일부 반려동물 보호자가 지키지 않은 펫티켓 때문에 인명사고가 발생하고, 반려인과 비반려인 사이에 갈등이 커지고 있다. 펫티켓 준수를 통해 반려동물은 물론, 주변 이웃과도 행복하게 동행하자.

*기억하기로 해요, 지키지 않으면 과태료를 내는 기본 펫티켓 5가지

• 
  ➊ 동물유기
• 
  ➋ 동물미등록
• 
  ➌ 인식표 미착용
• 
  ➍ 배설물 미처리
• 
  ➎ 목줄 미착용

* 내용 일부는 <반려동물을 생각한다(이학범, 크레파스북, 2019년)>에서 발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