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봐도 미용 전문가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경기북부본부 연천지사 김해숙 대리. 좋아하는 일을 배우고 싶어 우연히 시작한 미용은 그녀의 꿈을 이루게 한 것은 물론 좋은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그녀의 삶을 기분 좋은 에너지로 채워주었다. 외로운 어르신들에게 미용나눔을 실천해 2019년 하반기 KEPCO 벌룬티어 프로그램에서 우수상을 받은 김해숙 대리, 그리고 그녀와 함께 활동하는 아우름 봉사단을 만나보았다. 글. 김선녀 / 사진. 박성희(face스튜디오)
“받는 마음보다 주는 마음이
더 기쁘다는 걸 이제 압니다.”
김해숙 대리 경기북부본부 연천지사
“저는 살아오면서 누군가에게 작은 나눔을 주는 기쁨에 대해 알지 못했어요.”
이제는 그 즐거움을 누구보다 잘 알게 된 경기북부본부 연천지사 김해숙 대리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하다. 잘 말린 긴 파마머리, 수준급의 잘 정돈된 화장은 그녀가 미용에 소질이 많은 사람이라는 걸 단번에 알게 해준다. 평소 미용에 관심이 많았던 그녀는 2018년 겨울 문화센터에서 진행하는 헤어커트 수업을 수강하기 시작했다. 배우면 배울수록 어렵게만 느껴지는 수업을 잘 따라가기 위해 수요일 저녁과 토요일 오전 두 번의 수업을 성실하게 수강한 김해숙 대리는 우연히 미용 나눔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문화센터 단장님을 중심으로 수강생과 지역 미용실의 원장님으로 구성된 ‘아우름’이라는 봉사단에 합류하게 되었어요. 아우름은 2015년부터 한 달에 두 번 동두천 지역의 요양 보호시설을 찾아 어르신들의 머리를 잘라드리는 미용 봉사를 해오고 있습니다.”
최재실 아우름 봉사단장은 “미용 봉사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배웠으면 좋은 곳에 사용해라.”는 오래 전 스승의 말을 마음에 새기고 오랫동안 미용 봉사를 해왔다. 현재 아우름 봉사단은 김해숙 대리를 포함한 22명의 고정 회원과 수십 명의 일반회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봉사 초기 김해숙 대리의 실력이 부족해 쉽게 용기를 내지 못했을 때도 최재실 단장은 “머리를 못 잘라도 괜찮다”며 “눈만 마주쳐드려도, 손만 잡아드려도 그게 봉사”라고 그녀를 응원해주었다.
김해숙 대리의 소중한 가위
“요양보호시설에는 치매 어르신들과 몸이 아파 거동이 불편하여 매일 진료가 필요한 분들이 계세요. 처음 시작할 땐 낯설고 두려웠지만, 내 어머니, 아버지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이분들에게 필요한 것은 한 컷의 머리 손질이 아니라 사랑의 손길과 따뜻한 마음을 전달하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어요.”
보는 사람도 없는데 남자처럼 짧게 머리를 잘라달라는 할머니, 다음 달에도 꼭 오라는 어르신들을 뵐 때마다 가슴이 뭉클해진다는 김해숙 대리는 어르신들의 깔끔하고 단정해진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이 뿌듯해진다. 개인적인 휴가를 내가면서까지 미용 봉사를 하는 게 힘들지 않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그녀는 망설임도 없이 대답한다.
“그분들이 날 원해서가 아니라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야.”
김해숙 대리의 가족들 역시 좋아하는 미용을 배우고, 나눔을 통해 좋은 에너지를 얻는 그녀를 보면서 전보다 오히려 활력이 넘치는 모습이 보기 좋다며 응원해준다. 김해숙 대리의 미용에 대한 열정은 더욱 커져 곧 사이버대학의 미용학과에 입학해 더 많은 공부를 할 포부를 밝혔다. 동두천에서 연천지사로 옮긴 그녀는 앞으로는 아우름 봉사단과 함께 연천 지역의 어르신이나 재래시장 등 지역 이웃과도 미용 봉사를 지속해나갈 예정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그를 통해 얻는 밝은 에너지를 이웃들과 나누는 그녀의 미소는 더없이 아름답고 따뜻하다.
미용 봉사를 함께 실천하는 아우름 봉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