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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와 지구를 지키는
스마트 히어로 ‘기후테크’
전 세계인이 기후위기의 경고를 체감하는 지금, ‘기후테크’가 또 하나의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재생에너지 생산부터 탄소 포집, 친환경 제품 개발, 기후 위험 모니터링까지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다양한 기술들은 과연 파괴된 자연과 인류의 생존 문제를 풀어갈 열쇠가 될 수 있을까? 기후테크를 선도하고 있는 실제 기술들을 만나보도록 하자.
글. 편집실

이산화탄소 가두는 콘크리트
매년 5억t 탄소 배출을 줄이다!

건물의 틀이 되는 콘크리트의 주 생산 원료인 시멘트 1t을 생산할 때 이산화탄소 역시 약 1t이 발생한다. 저개발 국가들의 경제 발전과 급속한 도시화는 세계적인 시멘트 생산량의 증가를 예견하고 있다. 카본테크는 이처럼 온난화의 원인이 되는 탄소를 포집하고 저장, 감축하는 기술이다. ‘카본테크’ 개발 기업 중에서 일론 머스크와 빌 게이트도 주목하는 곳이 있다. 저탄소 콘크리트를 만드는 캐나다의 ‘카본큐어’다.
카본큐어는 콘크리트 재료인 시멘트, 모래, 물 등을 혼합할 때 공기 중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액상으로 주입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시멘트와 액상 이산화탄소가 만나 탄산칼슘(광물)을 생성하기 때문에 콘크리트의 강도는 높아지고, 이산화탄소는 가두는 효과를 낳는다. 이 방식으로 콘크리트를 만들 경우, 1㎥당 15㎏의 이산화탄소 배출이 절감된다. 매년 5억t의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자동차 1억 대가 도로 위에서 사라지는 마술과도 같은 수치다.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기업들은 공장이나 데이터센터, 창고 등을 지을 때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실제로 아마존과 제너럴모터스(GM), 맥도날드 등은 카본큐어의 기술을 적용한 콘크리트를 사용해 건물을 짓고 있다.

폐플라스틱 먹는 순환자원 로봇
돈 되는 쓰레기, 놀이가 된 재활용

지난 20년 간 플라스틱 생산량과 폐기물 배출량은 두 배 이상 증가했지만 재활용률은 9%에 불과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에코테크는 자원 순환 및 친환경 제품을 개발하는 기술이다.
국내 대표 에코테크 스타트업인 ‘수퍼빈’은 폐기물 거래 플랫폼으로 인공지능, 빅데이터, loT 등의 기술을 활용해 순환자원을 회수하고 선별한 후, 새롭게 가공하고 있다. 핵심은 불특정 다수가 자원 순환에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발된 분리수거 AI로봇 ‘네프론’이다.
네프론의 안내에 따라 폐페트병이나 알루미늄 캔을 로봇에 넣으면 이미지와 무게를 식별해 순환자원 여부를 판단한다. 개당 제공되는 포인트는 일정 금액부터 현금화해서 사용할 수 있다. ‘쓰레기가 돈이 되고, 재활용이 놀이가 된다’는 네프론의 콘셉트가 참여자들의 자발성을 이끌어 내고 있다. 2022년 말 기준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에 총 668대가 보급됐을 정도이다.
회수된 순환자원은 수퍼빈의 또 다른 프로젝트인 아이엠팩토리를 통해 인공지능 기술로 쓰레기를 선별한 후, 고부가가치 소재인 리사이클링 플레이크로 재탄생한다. 유색이나 혼합물이 섞인 폐플라스틱도 재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기후 재난 피해를 예측한다?
디지털 트윈으로 가상 시뮬레이션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후 재난은 막대한 경제적 손실과 대규모 인명 사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기후테크 기업 ‘원컨선’은 기후 변화로 발생할 피해를 미리 분석해 대비할 수 있도록 예측하고 있다. CEO 아마드 와니가 2014년 카슈미르에서 일어난 대홍수로 생사의 고비를 직접 경험한 후, 자연재해 피해를 줄이고자 시작한 지오테크 사업이다. AI와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지진이나 태풍, 홍수 등이 발생하는 지질학적, 기상학적 원리와 연구 데이터, 그리고 현재 기상 데이터를 이용해 자연재해 시기를 예측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시나리오를 도출한다.
디지털 트윈을 통해 실제 건물과 지형이 재난에 닥쳤을 때 입는 피해를 시뮬레이션하고 대응책을 제시하고 있다. 가령, 가상 데이터를 통해 태풍으로 공장이 폭발하는 상황을 확인한 기업은 사고 예방 시설에 비용을 투입할 수 있다. 기업 뿐만 아니라 국가나 지역사회도 기술의 활용도가 높다. 폭설이나 폭염 등으로 인한 전력 및 냉난방 시설이 작동하지 않는 경우를 대비해 에너지 공급원의 위치를 분산할 수도 있으며 대피 공간을 사전에 구축할 수 있다. 이미 미국과 일본에서는 재해 예방을 위해 원컨선의 솔루션을 적극 활용 중이다.

AI 푸드 스캐너로 데이터 분석 끝
스캔 한 번에 97만 그루 나무 심다!

유엔환경계획(UNEP) 보고서는 연간 전 세계에서 버려진 음식물 쓰레기가 9억 3,100만t에 이르며 이는 글로벌 온실가스 전체 배출량 중 8~10%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음식물의 경우, 쉽게 부패하고 악취가 나기 때문에 처리에 드는 사회적 비용도 큰 편이다.
국내 푸드테크 기업인 누비랩은 ‘AI 푸드 스캐너’로 몇 초 만에 음식을 스캔하여 급식소 이용자의 식사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는 푸드테크 솔루션을 갖고 있다. 인공지능이 분석한 데이터로 메뉴 선호도와 만족도 등을 파악해, 잔반을 줄일 수 있으며, 재료 발주와 식단 설계에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성분을 분석하거나 무게를 재는 기존 방식과 달리, 누비랩은 음식을 스캔만 해도 종류와 양을 분석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다. 자동차 간 충돌을 막기 위해 연구하던 거리 계산 방법을 음식물 스캐닝에 도입했다.
현재 AI 푸드 스캐너는 학교와 관공서, 기업, 군대 등 50여 곳에 서비스되고 있으며 2022년 기준 이 기술로 음식물 쓰레기 약 5,145t를 줄였으며, 875만㎏-CO₂ 가량의 탄소를 절감했다. 96만 1,093그루의 나무를 심은 것과 같은 놀라운 효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