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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THEME : K-P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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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들을 때도
에너지 절감을 생각해!
기후 위기 시대, K-POP 팬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일회용품 없는 콘서트를 지지하고, 플라스틱 앨범 제작을 반대하며 스트리밍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막기 위해 재생에너지 데이터센터 사용까지 요구하고 있다. 애정하는 아티스트의 음악을 들으며 죄책감을 느끼고 싶지 않다는 팬들의 외침에 대중음악 시장에서 지속가능의 바람이 자발적으로 일고 있다.
글. 편집실

앨범 구입부터 실물까지! 친환경으로

요즘 누가 CD를 산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K-POP 아티스트들의 실물 앨범은 매회 판매 기록을 세울 정도다. 앨범 발매 후 일주일 동안 200만 장을 넘기는 경우도 흔하다. 디지털 앨범과 스트리밍을 즐기는 시대에 팬들이 실물 앨범을 구입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단순한 소장 목적이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는 시작된다. 앨범 패키지 안에 담긴 ‘팬 사인회 응모권’과 ‘포토 카드’를 갖기 위해 팬들은 수십에서 수백 장에 이르는 앨범을 구매하고, 중복되는 CD와 포장지 등은 그 자리에서 아무렇지 않게 버려지고 있다.
엔터테인먼트사는 음반 패키지 내 구성품을 랜덤으로 만들어 과도한 소비를 일으키고, 앨범의 경우 한정판·스페셜 버전 등 다양한 형태로 출시하면서 사행심을 불러일으켰다. 많이 팔린 만큼 많이 버려졌다.
전 세계 K-POP 팬들이 결성한 기후행동플랫폼 ‘케이팝포플래닛’은 ‘플라스틱앨범처리반 캠페인’을 통해 한 달 동안 폐앨범 8,000장을 수거한 후 엔터테인먼트 회사에 보내, 환경에 책임있는 자세를 요구했다. 이런 흐름에 따라 BTS는 디지털 앨범만 발매하거나 송민호, 아이콘 등은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 앨범을 선보이는 등 점차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JYP 엔터테인먼트의 경우, 1년 전력사용량에 해당하는 만큼의 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전국의 14개 태양광 발전소에서 구매해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 중에서 최초로 K-RE100을 이행했다.

깨끗한 음악 스트리밍을 요구하는 목소리

우리가 생활 속에서 배출하는 디지털 탄소발자국*은 어느 정도일까. 산업통상자원부의 자료에 따르면 이메일 1통 전송에 4g, 전화 통화는 1분당 3.6g, 데이터 1MB당 11g, 영상 시청은 10분에 1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또한 음악을 스트리밍으로 1시간 듣게 되면 55g의 탄소가 발생하는데 이는 플라스틱 컵 2.5개를 사용하는 것과 같다.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면 데이터센터에서 사용자 기기에 음악 데이터를 전송하게 된다. 이 때 화석 연료를 이용한 전력을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K-POP 팬들은 아티스트 컴백 시기에 하루 평균 5시간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으며, 지난 한 해 동안 멜론 스트리밍은 총 37억 시간으로 약 20만 톤의 탄소를 배출했다. 케이팝포플래닛은 멜론을 포함해 바이브, 플로, 지니뮤직, 벅스 등 국내 음원 서비스 업체에 ‘친환경 스트리밍’을 요구하는 청원과 함께 성명서를 전달했다. 한 달 만에 53개국에서 1만 명이 참여할 정도로 ‘깨끗한 음악 스트리밍’에 대한 목소리는 더욱 커져갔다. 성명서 내에는 현재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하고 있는 재생에너지 비율의 투명한 공개와 2030년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약속하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이미 해외 기업인 스포티파이와 애플뮤직은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데이터센터를 이용 중이다.

* 디지털 탄소발자국 : 디지털 장치, 클라우드 저장, 데이터 센터 유지 관리 등에 전원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 배출

환경에 대한 K-POP 팬들의 강력한 의지 덕분에 멜론은 이용권 결제 일부 금액을 숲 조성에 사용하는 ‘숲;트리밍’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지니뮤직은 글로벌 캠페인 RE100에 가입했다. 아티스트를 응원하고 음악을 즐길수록 더 많은 탄소가 배출된다는 사실을 깨달은 K-POP 팬들. 그들은 팬심을 넘어 책임감의 무게를 실감하며 기후 위기에 진심을 다하고 있다. 그들의 의식 있는 외침이 음악을 향유하는 문화에 새로운 친환경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