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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으로 여는 세상

2022 MAY+JUN VOL.47

GREEN TECH
: 한전의 에너지 신기술

이산화탄소
배출 없는
친환경 발전

암모니아
발전 기술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달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는 가운데, 암모니아가 탄소를 배출하지 않으면서 석탄발전을 대체할 수 있는 ‘무탄소 신전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탄소중립을 위한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떠오르는 한전의 암모니아 발전 기술 개발 현장을 찾았다.

탄소중립이 전 세계적 핵심 키워드로 대두되는 가운데 암모니아가 새로운 대체 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암모니아는 수소처럼 연소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암모니아를 발전에 활용하기 위한 연구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한전은 암모니아 기반 무탄소 발전 기술 개발을 목표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암모니아 혼소 발전 실증 시스템 화면

탄소중립으로 가는 맞춤형 기술

화장실에서 나는 톡 쏘는 고약한 냄새, 바로 암모니아이다. 흔히 농작물 비료의 주원료로 사용되는 암모니아는 고약한 냄새 때문에 환영받지 못했던 물질이지만, 이제는 탄소중립으로 가기 위한 필수재로 떠오르고 있다.
“암모니아는 NH3로 구성돼있기 때문에 연소를 해도 질소와 물만 배출되는, 즉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 않는 큰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수십 년 동안 암모니아를 도입해서 활용해왔기 때문에 인프라 구축이 성숙된 기술로 평가됩니다. 그래서 발전 연료로 활용하기 쉬운 청정 무탄소 연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전 전력연구원 발전 기술연구소 이종민 연구원이 설명한다. 암모니아는 수소와 비교했을 때도 장점이 많다. 먼저 이송과 저장이 쉽다. 기체 상태로 존재하는 수소를 이송하기 위해서는 꽤 높은 압력으로 압축하거나, 영하 253도가 넘는 저온에서 액화시켜야 한다. 그러나 암모니아는 수소보다 훨씬 높은 영하 33도에서 액화시킬 수 있고, 저압 압축이 가능해 수소보다 훨씬 적은 통에 많은 양을 저장할 수 있어 경제적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혼소 발전

일반적으로 화석연료를 이용한 전력 생산은 발전 시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 하지만 암모니아를 석탄과 혼합해 석탄발전기의 발전연료로 사용한다면, 암모니아를 혼합한 양만큼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줄일 수 있게 된다. 이를 암모니아 혼소 발전이라고 부른다. 암모니아 혼소 기술 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바로 일본이다. 일본 정부는 ‘2050 탈탄소 사회 실현을 위한 녹색성장 전략’을 통해 2030년까지 발전용 석탄 20%를 암모니아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일본은 석탄, LNG 등 발전 전 분야에서 암모니아 연소 기술에 대한 기초 실증을 완료했으며, 2024년까지 1GW급 석탄발전소 혼소 실증을 완료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암모니아 발전을 위한 연구가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해 포스코와 두산중공업,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등이 암모니아 가스터빈을 연구·개발하는 협약을 맺었고,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도 자체적으로 암모니아를 연료로 하는 발전 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무탄소 가스터번 실험설비. 이 설비는 LNG 등 천연가스와 암모니아를 혼소해 실험하는 공간이다.

최적의 혼소율 결정하고 혼소 발전 실증 지원 예정

한전은 지난 2월 발전 5사를 비롯해 두산중공업, 현대중공업파워시스템 등 국내외 13개 기관과 협약을 맺고, 암모니아 기반의 무탄소 발전 기술 개발을 위해 연구에 착수하였다. 2024년까지 암모니아 혼소 발전 기술을 개발하고, 2027년까지 국내 발전소를 대상으로 20% 암모니아 혼소를 실증할 계획이다. 나아가 2050년까지 점차 혼소량을 늘려 암모니아 연료 100%를 사용해 탄소 배출이 없는 친환경 발전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력연구원에서는 암모니아 혼소 시험을 위한 실험실을 구축하였다. 무탄소 미분탄·유동층 보일러 실험실과 무탄소 가스터빈 실험실이다. 미분탄 유동층 보일러 실험실은 석탄을 비롯한 다양한 연료들을 암모니아와 혼소해 실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석탄을 밀가루보다 더 가늘게 미분화시켜서 석탄 저장조(hopper)에 저장하게 됩니다. 이 석탄을 이용해 화염을 만들고 연소시험을 하게 되는데, 이때 무탄소 연료인 암모니아를 석탄을 줄인 만큼 집어넣어 혼소를 하게 됩니다. 이때 발생하는 화염의 안정성과 배출되는 배기가스의 성상을 분석해서 최적의 혼소율을 결정하게 됩니다.”
무탄소 가스터빈 실험실은 LNG 등 천연가스와 암모니아를 혼소해 실험하는 공간이다. 현재는 암모니아 혼소를 위해 기존 발전설비를 개조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고 6월 이후부터 실질적인 실험이 들어갈 예정이다. 또 한전 전력연구원은 2024년까지 암모니아 20% 혼소를 위한 연소기술 등의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상용 발전소 4기에 연료공급 인프라를 구축해 2027년 암모니아 혼소 발전 실증을 지원할 예정이다.

미분탄 유동층 보일러 실험실. 이 실험실은 석탄을 비롯한 다양한 연료들을 암모니아와 혼소해 실험하는 곳이다.

2050년까지 암모니아 100% 사용 기술 개발

다양한 장점을 지닌 암모니아지만 연소할 경우 질소 산화물(NOx)을 일부 배출하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석탄과 천연가스에 비해 최소 2배에서 8배에 달하는 가격과 높은 가격 변동성도 활발한 상용화에 걸림돌이 되는 요인이다. 또, 암모니아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지난해에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2030년에 22.1TWh 암모니아 발전을 통해서 이루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2050년에는 전체 발전 구성 중 13.8~21.5%를 수소 또는 암모니아로 발전하도록 전원믹스를 구성한 것을 안으로 발표했습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에너지기구에서 본 전 세계 발전량은 2030년에는 140GW 그리고 2050년에는 1,850GW의 발전용량이 수소와 암모니아를 통해서 이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암모니아에 거는 기대는 더욱 커지고 있다. 암모니아는 이제 곧 실험실을 넘어 에너지 패러다임이라는 거대한 흐름도 바꿔놓을 것이다. 탄소중립으로 가는 길에 중요한 다리 역할을 하게 될 암모니아. 이 암모니아가 가진 무한한 가능성 속에서 살아갈 깨끗한 환경의 미래 모습을 기대해본다.

암모니아 혼소 발전 기술 개발을 이끌고 있는 이종민 연구원
이선미사진자료 한전 커뮤니케이션처
text by Lee, Seonm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