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마인드
자식을 잃은 것보다 큰 슬픔은 없지. 하지만 가기로 했으면 계속 가야해.
두 발로 딱 버티고 서서 살아가는 거야. 자, 이제 집에 갈 시간이야.
- 영화 <그래비티>의 명대사
영화 평론가 이동진은 영화 <그래비티>에서 주인공 스톤 박사와 지구, 즉 대지(흙)와의 관계를 이렇게 말한다. ‘중력(重力)이 없기에 그녀가 겪는 그 모든 고난은, 실존의 조건이면서 족쇄인 것처럼 보였던 중력의 대지(大地)가 결국 인간이 굳게 디디고 살아가야 할 단 하나의 세계라는 것을 암시한다.’ 특히,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이를 살펴볼 수 있다. 가까스로 지구에 도착해 흙을 한 줌 움켜쥐고, 마침내 굳건히 두 발을 내디디며 걸어가는 스톤 박사의 뒷모습은, 우리가 당연하게 발 딛고 살아가는 이 땅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