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한전이 뛴다!
드론 항공진단, 높은 배전철탑도 문제없다
설비진단처 배전설비 드론 진단 현장
한국의 나폴리라 불리는 통영 앞바다. 가까이 또는, 멀리 보이는 섬들과 크고 작은 선박들이 아름다운 바다를 만든다. 이웃하듯 떠 있는 섬들과 손을 맞잡은 듯 서 있는 배전철탑들을 향해 설비진단처 강태구 씨와 남우성 씨가 탄 배가 미끄러지듯 달려 나갔다.
글 황지영 사진 박성희(Face Studio)
드론으로 진단하는 취약지역 배전설비
통영항을 빠져 나온 배가 20여 분 후 도착한 섬은 저도. 설비진단처가 있는 대전을 출발해 부지런히 달렸지만 이곳에 다다르니 이미 오후시간으로 들어섰다. 늦은 시간이라 가까운 섬을 목적지로 하게 되었다. 이들이 통영을 찾은 것은 3일 동안 인근 섬의 배전철탑을 첨단장비인 드론으로 진단하기 위해서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드론을 띄우기 힘들겠어요. 일단 뜨면 괜찮은데 띄울 때 바람이 심하면 문제가 생깁니다.” 강태구 씨가 태풍의 간접 영향으로 점점 사나워지는 날씨가 못내 걱정스러운 듯 말을 잇는다. 한전 설비진단처가 사용하는 드론 기체는 항공촬영 전문 드론과 자율비행 드론 2종이다. 이 드론은 배전설비 진단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중형급 무인 멀티콥터. 이들은 실제 진단을 맡을 고배율 디지털 캠코더와 적외선 열화상 카메라를 달고 하늘을 난다. 지상의 담당자는 무선 송수신기로 받는 실시간 영상과 열화상 자동분석 장치를 이용해 배전 기자재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이제까지는 일반적으로 가공 배전설비 진단은 주로 사람이 직접 차를 타고 다니며 열화상, 초음파 등의 기기를 손에 들고 지나가면서 노후화 또는, 이상 설비를 찾아왔다. 이런 방식은 차가 갈 수 없는 산악지나 농경지, 해변, 섬 등의 지역은 사람이 직접 장비를 들고 다닐 수밖에 없었다. 위험하기도 하고 효율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산악지역과 섬을 연결해 전기를 공급하는 바다 위의 선로는 진입조차 어렵다. 이렇게 선로점검에 특별한 기술과 노력이 따라야 하는 배전 철탑은 전국에 1200기가 넘는 것으로 집계된다.
무인항공진단 세계 1위 기술력 확보 노력
“여러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무인항공기 드론을 활용한 진단이 개발되었습니다. 드론을 통한 배전설비 점검은 안전사고 위험성과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고, 점검 비용의 경제성도 매우 뛰어난 편입니다. 특히 사람이 할 수 없는 설비들까지 점검할 수 있기 때문에 고장예방 효과도 뛰어나지요. 이를 통해 불량 기자재가 30%나 추가로 확인되어 진단신뢰성도 더욱 높아졌습니다.” 바람이 잠시 잦아든 사이, 드론 띄울 준비를 하며 최근의 성과를 들려주는 남우성 씨의 손길이 조심스럽다. 드론 진단 점검은 드론 기체 조종자와 짐벌·카메라를 조작하는 진단자가 함께 움직이며 작업한다. 조정자가 드론을 진단철탑 가까이 접근시키면, 진단자가 짐벌 및 카메라로 영상을 촬영하며 기자재의 이상 유무를 진단하는 방식이다. 한계라면 드론이 비행할 수 있는 시간이 최대 15분 정도라는 것. 배터리 한계를 감안해 시간 내에 진단을 끝내려면 조종자와 진단자의 호흡이 매우 중요하다. 최근 자율비행 드론이 개발되어 미리 지상통제소(GCS, Ground Control Station)에 진단대상 정보(고도, 좌표 등)와 경로를 입력시켜 자동으로 비행하면서 기자재 영상을 통해 이상 유무를 진단하기도 한다. “드론 운용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항공안전법 등 관련 규제들입니다. 우리나라는 아직 휴전 국가여서 비행금지구역과 항공촬영 제한구역이 많기 때문에 관할 항공청과 군부대의 승인을 거쳐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습니다. 또, 국내 드론 제작사가 주로 중소기업이라 기술력과 인력이 부족하고, 드론 유지·보수에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도 실무자로서 힘든 일이지요.” 드론을 활용한 진단기술 개발과 세계 최초로 열화상 이미지 자동분석 기술 개발을 이뤄낸 한전. 배전철탑 진단의 성공적 활용을 기반으로 열화상 자동진단 시스템 추가 개발에도 힘을 쏟으며 우수한 드론 진단 기술을 바탕으로 관련사업의 해외진출도 적극 추진 중이다. 좋지 않은 날씨를 이겨내고 저도 상공을 나는 드론처럼, 한전이 꿈꾸는 드론 산업 전력설비 무인항공진단 세계 1위라는 기술력 확보도 머지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