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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으로 여는 세상

2022 NOV+DEC VOL.50

ENERGY
: 식품매장 개방형 냉장고 문달기 사업

‘식품매장
개방형 냉장고
문달기 사업’에 앞장
에너지 효율은 UP,
탄소 배출은 DOWN
한전은 지난 8월부터 ‘식품매장 개방형 냉장고 문달기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마트나 편의점 등의 개방형 냉장고에 문만 달아도 약 48만 가정이 1년간 사용하는 전력량을 줄일 수 있다. 에너지를 줄이는 에너지 효율 향상 사업으로 주목받는 ‘냉장고 문달기 사업’을 알아본다.

기후변화 위기로 에너지 효율 향상 중요성 커져

기후변화로 인해 기록적인 폭염·한파 등 이상 자연재해가 자주 발생하고 있으며, 그 심각성에 대한 문제의식과 공감이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이제 기후변화는 우리 세대는 물론 미래세대의 생존과도 직결되는 시급한 현안이며, 우리 모두의 신속한 조치와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러한 기후변화 위기 극복을 위해 IPCC*는 2050년까지 탄소 순 배출량이 ‘0’이 되는 ‘탄소중립’의 필요성을 제시하고 모든 국가의 참여를 촉구하고 있다.
전력 분야의 탄소중립 달성 수단은 공급(발전) 부문과 수요(소비) 부문으로 구분할 수 있다. ‘에너지 효율 향상’은 수요 부문의 유일한 이행 수단이면서, 공급 부문 수단보다 탄소중립 기여도가 높고 가장 경제적이고 효과적인 수단으로 그 중요성과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에너지 효율 향상은 탄소중립, 에너지 비용 경감, 산업 성장 및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효과를 가져온다. 특히 최근 국제 정세 변화와 더불어 에너지 안보에 취약한 우리나라로서는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효율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에너지원별 전문성과 업무 경험, 역량을 보유한 에너지공급자가 에너지 효율 향상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한전과 가스공사, 난방공사의 경우 2018년부터 ‘에너지공급자 효율 향상 제도’(이하 EERS)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EERS(Energy Efficiency Resource Standards)란 정부가 에너지공급자에게 에너지 판매량의 일정 비율의 절감 목표를 부여하고, 에너지공급자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효율 향상 사업을 전개해 이를 달성하는 제도이다. 미국은 1999년 텍사스를 시작으로 현재 28개 주, 유럽은 2002년 영국을 시작으로 현재 14개국에서 EERS를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에너지 이용 합리화법’ 개정으로 EERS 법제화를 추진 중이다. EERS의 사업 방식은 고효율 기기 보급 촉진,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 등 전문기업을 통한 제삼자 대행, 행동 변화 사업 등이 있다. 우리나라의 EERS 사업은 현재 고효율기기 보급 촉진을 위한 지원사업이 대부분이나, 제삼자 대행 및 행동 변화 등으로 다각화하고 국내 실정에 맞는 다양한 사업 품목을 개발할 예정이다.

*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기후변화와 관련된 전 지구적 위험을 평가하고 국제적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공동으로 설립한 유엔 산하 국제 협의체
개방형 냉장고 문달기 사업 시행 전(우)과 후 비교 모습

에너지 절감과 식품 안전성 높이는 두 마리 토끼 잡기

이러한 EERS 사업의 일환으로 한전은 최근 ‘식품매장 개방형 냉장고 문달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마트·편의점 등의 개방형 냉장고에 문을 설치해 에너지 효율 향상은 물론 식품 안전까지, 두 가지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사업이다.
개방형 냉장고에 냉기 유출을 최소화하는 문을 달면 에너지 사용량을 최대 50% 수준으로 줄이는 효과가 있다. 전국의 모든 개방형 냉장고(약 50만 대 추정)에 문을 달면 연간 총 1,780GWh의 전기사용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4인 가구 기준으로 약 48만 가정이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이 사업을 통해 우리는 냉장식품의 품질과 안전성을 확보하는 한편, 연간 81.8만 톤의 CO₂(소나무 11만 그루의 연간 흡수량)를 감소시키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한편 식약처가 국민소통단 1,000명을 통해 시행한 소비자 인식조사에서 ‘냉장고에 문이 달리더라도 제품구매에 영향이 없거나 보통’이라는 답변이 88%로 나타나 이 사업에 대한 소비자 구매 태도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일부 매장에 먼저 문달기를 시행한 롯데마트 측은 “문달기로 상품에 대한 고객의 신뢰도가 매우 높아졌고, 사업 전과 비교해서 매출이 줄어들지 않았다”고 밝혔다.
구매자들 역시 “물건 구매에는 차이가 없는 것 같다. 좀 더 위생적인 것 같아 안심되고, 냉장고를 이용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에너지 효율 향상’으로 에너지 절감 노력 기울일 것

한전은 지난 8월 식약처, 켑코이에스㈜와 함께 개방형 냉장고 문달기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을 통해 한전은 EERS 사업화 참여고객에게 지원금을 지급하고, EERS 절감 실적을 확보한다. 식약처는 홍보활동을 통해 대국민 인식 개선에 노력하고 사업참여 식품매장을 모집하며, 켑코이에스㈜는 ESCO 사업방식으로 투입 비용을 선투자해 참여고객의 초기비용 부담을 해소하고 이후 전기요금 절감액을 통해 회수하기로 했다.
이 사업을 위해 협약 기관은 롯데마트와 롯데슈퍼 44개 점을 시범사업대상으로 선정하고, 올해 연말까지 시범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시범사업을 통해 절감 효과와 성과를 실증하고 적정 EERS 지원금 수준을 설정해, 내년부터 시작할 본격적인 사업을 위한 개선방안 마련과 관련 분석자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전은 앞으로도 국민 삶의 질 향상과 에너지 효율 향상을 도모할 우수 사업을 계속 발굴해 대표 에너지 공기업으로서의 책무에 최선을 다하고 정부의 효율 향상 정책에 선도적으로 참여하고자 한다. 에너지 효율 향상과 EERS 사업에 국민적 공감과 적극적인 지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개방형 냉장고 문달기 사업 추진 업무 협약>
이상수(한전 수요관리처 차장)
text by Lee, Sangs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