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캔에 담겨 있는 헌 옷 사진

모두의 특별한 학교

헌 옷으로 전하는 선의의 기적

정직한 의류기부, 옷캔

주택가 골목 어귀를 살펴보면 초록색 의류수거함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좋은 마음으로 옷가지를 기부하지만, 대부분이 영리목적으로 팔려 나가는 게 실상이다. 헌 옷을 기부하는 선의가 진정한 나눔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기부받은 옷을 분류하고 실제로 필요한 곳에 직접 전달하는 옷캔을 소개한다.
정리 편집실 자료협조 옷캔

초록 상자 속에 감춰진 의류수거함의 진실
작년 겨울, 추위에 떨던 몽골 유학생이 헌 옷 수거함의 옷을 꺼냈다가 특수절도죄로 입건되는 일이 발생했다. 자취방에서 영하 6.5도의 추위를 견디다 못해 헌 옷 수거함에 손을 댄 것인데, 처벌 사유는 가져온 헌 옷이 수거함을 설치한 개인사업자의 소유이기 때문이다. 흔히 수거함에 쓰인 단체명을 보고 헌 옷이 불우이웃이나 공공의 이익을 위해 사용될 것이라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수거함의 단체명은 지자체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수거업자들이 단체에 비용을 지불하고 빌리는 것일 뿐, 수거함에 모인 의류는 고스란히 수거업자의 사유재산이 된다. 수집된 의류 중 상태가 좋은 것은 세탁과 손질을 거쳐 동남아와 아프리카 등에 수출하고, 나머지는 톤 단위로 고물상에 판매하여 수익을 올린다. 이는 월평균 500~1,000만 원 수준으로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다. 선의로 기부한 헌 옷이 정작 필요한 사람에게 돌아가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 속에 헌 옷 수거함이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기부받은 헌 옷을 분류해 국내외 필요한 이들에게 전달하고수익을 나눔 사업에 활용하는 단체가 있다. 바로 ‘옷으로도 좋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슬로건으로 정직한 의류나눔을 펼치는 ‘옷캔(OTCAN)’이다. 2010년 2월, 옷캔을 설립한 조윤찬 대표는 대학졸업 후 아프리카 여행을 갔다가 각국에서 수입된 중고의류들이 비싼 가격에 팔리는 걸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한국과 세계 각지에서 흘러 온 헌 옷이 가난한 사람들은 도저히 살 수 없는 가격에 팔리는 데 충격을 받은 것이다. 이에 벌거벗거나 찢어진 옷을 입고 다니는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옷을 공급해주기 위해 옷캔의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연간 200여 톤 정도의 의류가 옷캔에 들어온다. 옷캔은 이를 분류해 도움이 필요한 해외국가에 보내고, 현지에서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그리고 이 수익금으로 제3세계를 비롯한 세계 16개국에서 교육 및 나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무상공급이 저개발국가 소매상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세계의류시장을 교란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처음에는 무상으로 공급했지만, 지금은 저렴한 가격으로 수출하고 있습니다. 수출한 옷은 바자회를 통해 저렴하게 판매되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도 부담 없이 구입할 수 있습니다. 또한, 유통과정에서 거품이 생기지 않도록 현지 선교사들의 도움을 받아 수시로 옷값을 체크합니다.”
이렇듯 조윤찬 대표는 시행착오를 통해 국내외 패션 산업을 교란하지 않고 모두에게 이로운 나눔을 펼치고 있다.

나와 가족이 입던 옷이 국내외 소외계층에 전달되어 희망을 선물하게 된다면, 지금 입고 있는 옷도 더 소중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옷캔은 단순히 헌 옷을 재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옷의 가치를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의류나눔과 미술교육을 통해 희망을 키우는 아동들

의류나눔과 미술교육을 통해 희망을 키우는 아동들

추억이 담긴 헌 옷이 희망이 되는 과정
소유한 모든 물건에는 각기 사연이 있다. 옷도 마찬가지다. 겉보기에는 유행이 지나고 낡은 옷일지 몰라도, 자신에게는 소중한 추억과 사연이 있기에 쉽사리 옷장 정리를 하지 못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이렇게 어렵사리 내놓은 옷이 누군가의 돈벌이 수단이 되길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런 마음을 대변하듯 옷캔은 기부자의 옷 한 벌 한 벌을 소중히 여긴다. 이는 캠페인 문구에서도 잘 드러난다. “우리 아이가 처음 입은 옷, 처음 선물 받은 옷, 첫 데이트 때 입었던 옷…. 옷에도 작은 사연들이 있습니다. 버리지 마세요. 기회를 주세요. 나와 가족의 소중한 옷이 아름다운 여정을 떠날 수 있도록 기부해주세요.”
옷캔에 옷을 기부하는 데에는 약간의 번거로움과 정성이 필요하다. 아파트나 주택가의 의류수거함과는 달리 입던 옷을 그냥 집어넣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한 벌 한 번 상자에 개켜 넣고 포장하고 택배를 보내는 수고가 따른다. 더불어 1박스당 5,000원가량 하는 운송비도 기부금 형태로 본인이 부담하는 정성이 필요하다. 기부받은 옷을 그대로 국내외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옷을 종류별, 계절별로 분류하고 현지 수요조사를 통해 수혜 국가를 선정하고, 포장에서 선적, 배송까지 전 작업을 직접 진행해야하기 때문이다. 운송지와 운송량이 제각각이고, 이에 따른 국내외 운송비용이 상당해, 수익금을 최대한 나눔사업에 쓰기 위해 고안한 자구책이라고. 물론 운송비와 기부 받은 의류의 수익금(현지기준)은 연말정산 소득공제용 기부금영수증 발급이 가능하다. 기부자가 직접 물품을 정리, 포장하여 보내는 일련의 과정들이 다소 수고로울 수도 있다. 그러나 손쉽게 의류수거함을 활용하는 대신, 직접 옷을 기부하는 번거로움을 이겨낸다면, 헌옷으로도 누군가에게 따뜻한 희망을 선사할 수 있다. 옷캔은 헌 옷으로 의류나눔, 환경보호, 교육사업 등 크게 3가지 활동을 실천한다. 제3세계 소외계층 및 재난 국가, 국내 저소득층, 쪽방촌 등 복지사각지대에 의류 나눔사업을 통해 사회로의 복귀를 돕고, 의류 폐기물의 증가에 따른 환경 문제점을 인식하고 의류 지원화 연구 및 다양한 정책제안을 통해 더 나은 지구를 만든다. 더불어 기부금과 수익금으로는 제3세계 아동을 대상으로 미술교육, 위생교육, 영상교육을 실시하여 꿈과 희망을 전달한다. 옷캔의 최종 목표는 제3세계 국가 현지에 매장을 열어 현지인을 직접 채용하고 기부받은 옷을 판매하는 것이라고 한다. 현지에서 직접 어려운 환경에 처한 아이들과 주민들을 돕는 것이 옷캔이 지향하는 궁극적인 방향이자 비전이다. 기부자의 옷을 입고 학교에 가고, 추운 날씨를 이겨내며 제3세계 국가 주민들이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는 모습, 옷캔이 이를 직접 지켜볼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패션산업과의 동행, 환경보호와 나눔을 함께
원유산업 다음으로 환경오염을 야기하는 게 패션산업이라고 한다. 매주 새로운 디자인의 옷이 쏟아져 나오는 패스트패션의 발달로 지구 위를 뒤덮는 버려지는 옷 또한 늘어나고 있다. 이에 옷캔은 의류 폐기물의 증가로 인한 환경적인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거시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바로, 패션기업과 연계한 의류나눔이다. 패션기업은 쌓여가는 악성재고로 골머리를 앓지만, 선뜻 대량의 의류를 기부하는 데에는 어려움을 호소한다. 기부한 의류가 필요한 이들에게 전부 제공되는 것이 아니라, 국내 유통망으로 흘러 들어가 재판매되어 기성 상품의 가치가 하락하고 시장이 교란되는 경우가 왕왕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부분의 기업이 재고를 소각하는 방식으로 처리하는데, 이는 커다란 환경오염을 유발한다. 이에 옷캔은 국내 기업의 기부 의류에 대해 국내 미반입 공문을 발송하여 국내 재판매 금지를 실천하는 등 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해외의 도움이 필요한 곳에 옷을 제공한다. 더불어 탄소배출권 관련 인증을 돕거나 의류폐기물 문제 해결에 대한 해결책을 기업에 제시하는 등 패션업계가 환경오염 예방을 실천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이렇게 패션 산업계가 동참하여 대량의 기부의류로 발생한 기부금은 제3세계 나눔 외에도 의료 폐기물 자원화 기술 연구, 업사이클링 제품 개발 및 작가 후원 등에도 쓰이며 패션과 환경의 관계를 살펴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

옷캔 활용 가이드
소중한 옷에 날개를 달아주세요

옷 일러스트

Q. 어떤 옷이 기부가 가능한가요?
심하게 오염되거나 훼손되지 않은 옷이면 가능하다. 약간의 보풀이나 옷 늘어남도 OK.
신발, 가방, 모자, 벨트, 속옷, 양말부터 수건, 신생아복, 액세서리도 기부가 가능한 품목이다.
이에 더불어 커튼, 수건, 미니 담요, 작은 인형도 허용되지만, 한복, 캐리어 백, 커튼, 쿠션은
제외하니 유의하자.

기부상자 일러스트

Q. 기부상자, 어떻게 꾸리면 좋을까?
먼저 가로, 세로, 높이 세변의 합이 120cm 미만의 박스(우체국 5호 박스)를 준비한다.
기부 신청서 작성 시 1박스에 운송비 5,000원을 기부하면, 지정 택배사에서 방문하여 수거한다.
30박스 이상 기부하는 경우 옷캔의 홈페이지나 전화를 통해 사전에 연락하면 별도로 안내해 줄 것이다.

비행기 일러스트

Q. 그 많던 옷은 어디로 가나요?
국내는 물론 해외 16개국으로 널리 보내진다.
여름의류는 11개국(탄자니아, 마다가스카르, 시리아, 레바논, 필리핀, 캄보디아, 라오스,
아이티, 베트남, 인도, 스리랑카)으로,
겨울의류는 5개국(몽골, 우즈베키스탄, 네팔, 티벳, 키르키즈스탄)으로
희망의 날개를 달고 먼 여행을 떠난다.

사람 일러스트

Q. 기부금영수증 발행이 되나요?
1박스 당 5,000원 씩 기부한 비용은 옷캔의 분류 작업 후, 필요한 곳으로 보내는 국내 및 해외 운송비에 사용된다.
더불어 기부한 물품 가액을 현지 가치 기준으로 측정해 합산하여
연말정산 소득공제용 기부영수증이 발급된다.
잊지 말고 차년도 홈텍스를 통해 세제혜택을 받도록 하자.

사람 일러스트

Q. 아이들에게 어떤 도움이 되나요?
옷캔에 도착한 옷이 분류 및 운송 작업을 통해 필요한 곳에 전달되고,
수익금은 국내외 소외계층을 돕는 데 사용된다.
특히 제3세계 아동들의 교육에 큰 도움이 되는데,
아이들이 기부 받은 옷을 입고 학교에 가고, 수익금을 통해 미술교육 등을 받으며 용기를 얻는다.

‘내 옷도 기부가 될까?’ 호기롭게 옷장을 열어 보았으나 어떤 옷을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고민된다면, 일단 커다란 빈 상자를 준비한 뒤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자.
홈페이지 www.otcan.org 문의 042-353-2739

STEP 1 헌 옷 포장하기
기부할 물품을 박스에 포장한다. 신 발, 가방, 모자, 벨트, 속옷, 양말 등 의복과 관련된 물품이면 OK.
STEP 2 기부 신청서 작성하기
옷캔 홈페이지에서 기부 신청서를 작성한다. 간단한 정보를 입력만으 로 쉽게 신청할 수 있다.
STEP 3 옷 상자 전달하기
택배기사의 방문을 기다린다. 직접 보낼 경우 운송비는 기부자가 직접 부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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