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한전이 뛴다!
고객과 대화하며 민원업무도 ‘척척’
인공지능 대화형 로봇 ‘파워봇’ 개발
지난해 3월 서울에서 펼쳐진 바둑계 최고의 실력자 이세돌과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바둑 대결. 알파고의 승리로 끝난 인간과 인공지능 간의 대결은 인공지능이 앞으로 인류에게 미칠 영향과 관련해 의미 있는 화두를 던졌다. 이후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인공지능은 좀 더 구체적인 모습으로 우리 곁에 바짝 다가왔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개막을 앞두고 한전도 인공지능을 활용한 고객서비스 로봇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9월 말 본격 시연을 앞둔 공기업 최초의 대화형 로봇, ‘파워봇’을 만나본다.
글 황지영 사진 김민정(Bomb Studio)
인공지능이 바꿀 창구의 풍경
“어서 오십시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서울 문래동의 한전남서울지역본부 영등포전력사업처 종합봉사실 창구 앞. 한전 인턴 사원인 임유림 씨가 로봇에게 다가가자 귀엽게 생긴 150cm 정도의 키에 멋진 모습을 가진 로봇이 낭랑한 목소리로 말을 걸어온다. ‘청구서 재발행’ 메뉴를 선택하자 “고객 번호를 입력해 주세요”라고 답이 돌아왔다. 몇 단계를 대화에 맞춰 선택하자 바로 청구서가 발행된다. 신속한 업무능력을 보여준 이 로봇은 한전을 찾아오는 고객의 기본 업무를 맡아 처리하게 될 창구로봇 ‘파워봇’이다.
한전 남서울지역본부 TF팀이 지난 3월부터 전력을 다해 개발, 탄생시킨 인공지능 대화형 로봇 파워봇. 사람과 직접 음성으로 대화하면서 필요한 요구사항을 척척해낸다. 이제 갓 태어난 파워봇은 다양한 기능과 지식을 갖춰 기존의 다른 어떤 로봇보다 월등히 똑똑하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고객과 직접 대화로 민원을 해결하는 서비스는 물론, 국내 최초로 장애인을 위한 수화서비스까지 가능하도록 만들어져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인간에 가까운 로봇’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9월 말 시연을 마치고 고객들을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현재는 요금조회와 청구서 재발행, 명의 변경 등 고객들이 많이 찾는 8개의 주요 민원업무가 가능한 창구로봇이지만, 앞으로 더 많은 서비스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준비 중이다.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 등 3개 외국어 통역서비스는 물론 고객에 대한 인사, 부서와 담당자 안내 등 안내도우미의 역할도 곧 갖추게 된다.
인간 친화적으로 진화할 로봇의 미래
또 다른 로봇. 비서로봇은 스피커 형태의 책상용 직원 서비스 로봇이다. 경영관리에 필요한 재무실적, 유가 환율 등 정보제공과 일정관리, 직원·재석·전화번호 조회 등이 가능하다. 컨퍼런스 관련 외국어 통번역은 물론 규정이나 용어, 상식 등도 검색이 가능해 ‘개인 비서’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전은 전기요금 조회뿐 아니라 각종 변경 신청 등 고객의 민원처리 업무가 매우 복잡하고 다양합니다. 이 복잡한 업무 처리를 위해 여러 업무 시스템을 연동하고 방대한 업무규정을 정확하게 학습시켰습니다. 고난이도의 작업이었지요.” 남서울지역본부 이태영 차장은 아직도 한전에서 사용하는 전문용어 등 생소한 언어의 우리말 음성 인식률을 높이기 위한 노력과 지속적인 투자, 개발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한다. 지난 3월부터 함께 한 남서울지역본부의 이태영 차장, 이미지 대리 등 7명으로 구성된 인공지능 기반 대화형 로봇 개발 TF팀은 현재까지 이뤄낸 성과에 뿌듯해하면서도 아직도 갈 길이 먼 것을 알기에 마음이 바쁘다. 그들이 바라는 기대치에는 못 미치지만 ‘첫 단계’에 의미를 두고 후속 작업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특허, 상표 등록과 11월에 있는 빅스포 전시, 최적화 등 이 남았다. “창구로봇은 직접 전화 상담을 처리하거나 좀 더 지능화된 컨설팅 서비스 제공을 위한 개발과 자율 주행 등 좀 더 인간에 가까운 친숙한 로봇으로 발전시키려 합니다. 비서로봇은 앞으로 증강현실 기술 등을 적용해 현장에서 직접 설비현황이나 고객정보를 조회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발전시켜 나갈 예정입니다.”
MINI INTERVIEW
인공지능 로봇, 직접 사용해보니
전기요금 납부를 위해 인공지능 로봇을 통해 요금청구서를 발행해 보았는데요. 로봇이 저와 직접 대화 하면서 스마트하게 요금청구서 발행 처리를 해주는 게 너무 신기하고 편리한 것 같아요.
임유림(남서울지역본부 인턴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