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스토리
뜨거운 태양 빛을 머금은 빛나는 얼굴
해바라기
그리스 어느 연못에 바다의 신의 두 딸이 살았다. 그들은 해진 후부터 동틀 때까지만 연못 밖에서 놀 수 있었다. 그러나 어느 날 두 사람은 규율을 어기게 된다. 동이 트고 태양의 신 아폴로가 빛을 발하자, 황홀한 빛에 자매는 넋을 잃는다. 그날 이후로 자매는 아폴로의 사랑을 차지하려고 싸우기 시작했다. 언니가 동생이 규율을 어겼다고 말해 동생이 죄수로 갇혔다. 언니는 아폴로의 사랑을 독차지하려 하였으나 아폴로는 그녀의 진실을 알아챘다. 그녀는 며칠간 아폴로의 사랑을 애원했지만 그 뜻을 이루지 못한 채 발이 땅에 뿌리박혀 한 포기 꽃으로 변했고, 그 꽃이 바로 해바라기라고 한다.
흔히 해를 바라보는 꽃으로 알려진 해바라기는 중국 이름인 항일화(向日花)를 번역한 데서 유래하였다. 학명(Helianthus) 또한 그리스어 Helios(해)와 Anthos(꽃)의 합성어로, 실제로 태양만을 바라보며 피는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전설로 보나 이름으로 보나 해와 밀접한 관계인 것은 틀림없다. 해바라기를 사랑한 화가, 빈센트 반 고흐는 다양한 푸른색을 배경으로 따뜻한 노란색 해바라기를 그리고자 했다. 태양의 색깔을 닮은 해바라기의 노랑은 고흐가 마음속에서도 꿈꿔왔던 빛이었다.
‘당신을 바라보고 있어요.’ 동경과 숭배를 담은 해바라기의 꽃말처럼 여름내 더위를 피하고자 하면서도, 태양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우리의 모습이 옹기종기 모인 해바라기를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