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중요성을 알리는 워터 소믈리에 김하늘 씨

물의 중요성을 알리는 워터 소믈리에 김하늘 씨

당신과의 인터뷰 2

물의 중요성, 알고 마시세요

워터 소믈리에 김하늘

흔히 싱거운 사람을 맹물에 비유하고, 골탕을 먹었을 때 물먹었다고 표현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알고 있다. 싱거운 사람이 거짓이 없고, 여름날 시원한 물 한 잔 만한 게 없다는 것을. 그 누구보다 물의 소중함을 알고, 더 다양한 물 이야기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한 남자를 만났다. 바로, 워터 소믈리에 김하늘 씨다.
정보리 사진 이원재(Bomb Studio)

김하늘 워터 소믈리에가 그동안 시음하며 모아 온 생수병들. 탄산수도 포함되어 있다.

김하늘 워터 소믈리에가 그동안 시음하며 모아 온 생수병들. 탄산수도 포함되어 있다.

음식, 혹은 취향에 맞는 물을 찾아줘
우리가 먹는 것 중에 물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 있을까? 가깝게는 음료수, 국물 요리부터 물에 삶는 면, 소스까지 모든 음식은 기본. 나아가 해양심층수를 베이스로 만든 화장품, 염색 원단을 쓴 의류까지. 물이 생활에 미치는 범위와 그 응용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이를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가이드를 제시하는 직업이 있다. 아직은 이름부터 다소 생소한 ‘워터 소믈리에’다. 방송 출연과 매체 기고로 활발하게 직업을 알리고 있는 김하늘 씨는, 워터 소믈리에가 흔히 떠올리는 물 감별사와는 거리가 멀다고 말한다. 소믈리에의 본질이 와인을 관리하고 추천하는 것이듯, ‘음식 혹은 취향에 맞게 어울리는 물을 추천하는 것’이 자신이 하는 일이라고. 그래서인지 그가 우승한 워터 소믈리에 경기대회만 해도, 새로운 음료를 만드는 워터 블렌딩, 물의 특성을 활용한 요리 프레젠테이션 등 평가방식이 감별보다는 응용에 가깝다.
물맛의 차이가 궁금한 독자들을 위해 ‘맛있는 물’의 기준이 무엇인지 물었다. 김하늘 씨는 올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2017 국내 먹는샘물 품평회’에서의 심사기준을 예로 들어 말한다. 심사항목은 시각, 후각, 미각, 라벨 정보 등 13가지로 나눈다. 시각은 투명도가 높을수록, 후각은 무향에 가까울수록 점수가 높다. 미각은 짠맛이나 신맛이 나지 않을수록 풍미 항목의 점수가 높다. 김하늘 씨는 유통사의 신뢰도도 중요하지만, 물을 생산하는 제조원과 수원지를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고 전한다. 물맛과 물의 품질은 브랜드보다는 수원지와 제조원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물이 중요하다고 해서 매번 신경 쓰고 비싼 물을 가려 마셔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이 선호하는 물을 편안하게 자주, 즐겨 마시는 것이지요."

(왼쪽)터뷰 직후 중국 광저우에서 개최된 ‘파인워터스 서밋 2017’에 한국대표로 참가하는 등 국제적인 워터 소믈리에로 활약 중인 김하늘 워터 소믈리에
(오른쪽)유리잔에 일정한 양의 물을 따르는 모습. 한 병의 물을 사람 숫자에 맞춰 일정한 양으로 따라내는 것은 업장에서 매우 중요한 워터 소믈리에의 기술이다.

(왼쪽)인터뷰 직후 중국 광저우에서 개최된 ‘파인워터스 서밋 2017’에 한국대표로 참가하는 등 국제적인 워터 소믈리에로 활약 중인 김하늘 워터 소믈리에
(오른쪽)유리잔에 일정한 양의 물을 따르는 모습. 한 병의 물을 사람 숫자에 맞춰 일정한 양으로 따라내는 것은 업장에서 매우 중요한 워터 소믈리에의 기술이다.

먹을 것보다 더 중요한 마실 것, 물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는 말했다. “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약으로도 못 고친다.” 번역에 따라 뜻이 미묘하게 달라지지만, 김하늘 씨는 이 해석을 따른다. 과거에는 마실 것을 먹는 것 못지않게 중히 여겼다. 음식(飮食)이라는 단어에서 마실 것(飮)이 먼저 오는 게 그 때문이라고. 이쯤이면 왠지 이제부터 아무 물이나 마셔서는 안 될 것 같다. 그러나 김하늘 씨는 비싼 물을 마시는 것보다, 자신에게 맞는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개인차가 있지만, 음료를 제외하고 하루 1.5~2ℓ 정도를 권한다. 이처럼 점차 사람들이 자신이 마시는 물에 관심을 가지고, 더 자주 마시고, 나아가 자신에게 맞는 물을 가려 마시게 되는 것. 차츰차츰 이를 실천에 옮기게 하는 것이 자신의 소명이라고. 아무 물이나 마시지 말라고 이르지만, 특별한 물을 마실 필요는 없다. 그러나 그 중요성을 알고 마신다면, 그 물은 내 몸에 가장 좋은 물로 작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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