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한전이 뛴다!
전기차 충전, 전주에서 간편하게 한다
Green Pole 신 EV 충전인프라 구축
전주는 전선을 잇는 기둥이다? 맞지만, 이젠 아니다. 머지않아 전주에서 전기차 충전이 가능한 시대가 열린다. 한전 부산울산지역본부는 전주나 지상변압기에 충전장치를 설치하는 ‘Green Pole 신 EV 충전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부족한 전기자동차 충전 인프라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는 생생한 현장을 직접 찾았다.
글 황지영 사진 이원재(Bomb Studio)
새봄의 연녹색이 물들어가는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의 한 고등학교 옆 도로변 주차장에 산뜻한 녹색으로 예쁘게 칠해진 전주 하나가 세워져 있다. 전주 위쪽에는 ‘전기자동차 충전소’란 푯말이 이채롭다.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는 충전장치가 설치된 신개념 전주이다.
“전주 옆 주차공간에서 전기자동차를 주차해 두고 편리하게 충전할 수 있습니다. 이곳 전주일체형 충전소에서는 현재 완속 충전(5~6시간)과 중속 충전(1~2시간)이 모두 가능합니다. 부산 해운대구 송정동의 지상변압기 일체형 충전소에서는 급속 충전(15~30분)도 할 수 있습니다.” 한전 부산울산지역본부 오재열 차장이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새 충전기를 설명한다. 현재는 시범서비스 중이지만 사용자 활용도와 접근성, 편리성 등 시범서비스에서 나타난 문제점과 최종평가를 마치면 5월경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다고 설명을 이어갔다. 전주나 지상변압기에 충전설비를 구축하는 아이디어는 한전 안전보안처 진봉건 차장의 아이디어였다. 지난해 사내 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이 아이디어는 세계 최초의 ‘Green Pole 신 EV 충전인프라’로 결실을 맺은 것이다. 한전이 관리하는 전국의 전주 중 충전기를 설치할 수 있는 주차공간과 가까운 전주는 3만여 개 수준. 이곳에 충전인프라가 구축되면 운전자들은 전기 충전소를 찾아 헤맬 일이 없어진다. 편의점에 들러 생수를 하나 사 나오듯, 우리 주변 어디서나 쉽게 찾을 수 있는 전주를 찾아 편리하게 전기차를 충전하게 된다. 편리성과 함께 이 인프라의 가장 큰 장점은 경제성이다. 급속 충전기 1대 기준으로 장비 가격은 약 3,000만 원. 여기에 굴착과 관로·전선 등 설치까지 마치기 위해서는 4,000만 원이 소요된다. 물론 부지 매입이 필요한 경우 이 비용은 별도. 하지만 한전이 구축하는 충전소는 거의 대부분 한전의 전력설비인 기존의 전주를 활용하기 때문에 부지를 새로 사들일 필요가 없다. 설치비용은 100~200만 원이면 충분하다. 충전소 구축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상반기 부산 지역 구축에 이어 하반기부터는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전기자동차 보급이 제 궤도를 찾아가는 가운데 편리성과 경제성을 갖추고 부족한 전기자동차 충전인프라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Green Pole 신 EV 충전인프라 구축’ 사업이 전기자동차 시대를 활짝 열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