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발걸음
내딛는 걸음걸음 모두 희망이 된다
한전 대전충남지역본부 ‘With 누비라–나눔’ 지역 순찰 활동
조금씩 길어지는 봄볕을 뒤로 하고 한전 대전충남지역본부 현관 앞에 땅거미가 내려앉는다. 일을 마친 직원들이 누구랄 것도 없이 분주한 모습으로 모인다. 오늘 대전 동부경찰서와 ‘With 누비라–나눔’ 봉사활동을 함께 하는 대전충남지역본부 직원들이다. 기부 애플리케이션 ‘빅워크(Big-walk)’로 범죄피해자 지원기금 마련을 위해 순찰을 준비 중인 이곳에 살짝 들뜬 공기가 주변을 경쾌하게 물들인다.
글 황지영 사진 이원재(Bomb Studio)
삼삼오오 모여 힘차게 내딛는 나눔 발걸음
봄볕 깊어가는 4월 중순 어느 날, 퇴근 시간을 넘긴 오후 6시 30분경. 한전 대전충남지역본부 직원 15명과 대전 동부경찰서 직원들 15명까지 한자리에 모였다. 범죄로 피해를 입은 이들을 돕기 위한 ‘With 누비라–나눔’에 함께 참여하기 위해서다. “식사는 모두 하셨나요?” “네, 먹었습니다.” “다행이네요. 저는 급하게 나오느라 못 먹었습니다. 하하” 서로서로 웃음으로 반가운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오랜 사이인 듯 익숙하다. 김종범 경찰서장이 건넨 “어려운 시간을 내 함께 참여해줘서 감사하다”는 짧은 인사말에 이어 모두들 일어나 힘찬 발걸음으로 함께 순찰을 시작한다.
함께 누비며 지역사회를 밝히는 사람들
‘With 누비라–나눔’은 지난 3월 한전 대전충남지역본부와 대전 동부경찰서가 맺은 범죄피해자 지원 협약이다. 한전과 경찰서가 합동(with)으로 대전 동부 관내의 우범지역을 순찰(누비라)하며 범죄를 예방하고, 범죄피해자들에게 기부(나눔)를 하는 활동을 펼친다. 이 활동은 한전과 순찰하며 걷는 거리를 기부 앱 ‘빅워크’로 기록하여, 순찰거리가 10만km에 이르면 범죄피해자 돕기 지원금 1,000만 원을 후원하는 사업이다. 후원금은 사단법인 한국피해자지원협회에 기부되어 범죄피해자 가족들의 의족이나 특수 휠체어 제작, 수술비 지원 등에 요긴하게 쓰인다. 협약을 맺은 양 기관은 경찰은 매주 한 번 자체적으로 순찰을 하고, 한전 대전충남지역본부와는 월 1회 2시간 동안 순찰을 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펼친다. 이 때 순찰거리는 한 코스 당 약 6~7km 정도. 3조로 나눠서 각 코스별로 한전과 경찰 10여 명이 함께 움직인다.
어스름이 내리면서 시작한 순찰대가 대전 용천초등학교를 지나 한솔 아파트를 따라 주택가에 이르자 가로등이 하나둘 켜진다. 시간이 흐른 만큼 주위는 어둠이 더 깊어졌다. 경찰들은 함께 순찰하는 내내 한전 직원들에게 길을 안내하며 주변을 꼼꼼히 살핀다. 작은 것 하나도 허투루 보지 않는 이들의 매서운 눈이 오늘은 유기견 한 마리를 발견하고는 급히 무전으로 연락을 취해 조치를 취하도록 하였다. 함께 순찰을 나섰던 한전 직원들이 ‘역시 경찰이야’하며 감탄할 수밖에 없다.
순찰이 막바지에 다다른 무렵, 전주에서 길게 늘어져 내려온 통신선이 한전인의 레이더망에 들어왔다. 행인들이 지나가다가 걸릴 듯 싶어 통신선을 정리해 제 위치로 올리고는 순찰을 계속하였다. 역시 한전 직원의 눈에는 전주와 전선이 유독 잘 보이는 모양이다.
“이 순찰 활동은 건강도 챙기고 어려운 분들도 돕고 지역사회에 공헌도 하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가져다 줍니다. 그래서 참여하는 사람들이 더 뜻깊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 가장 열심히 순찰에 참여한 모성용 대리가 가쁜 숨을 내쉬며 말을 잇는다. 2시간여의 짧지 않은 순찰을 마치고 한전 대전충남지역본부에 다시 도착하여 ‘서로 수고했다’며 손을 잡고 격려한다. 각자의 집으로 돌아서는 이들의 얼굴이 조금씩 비쳐나는 땀과 함께 환하게 골목을 밝혀나가고 있었다.
MINI INTERVIEW 순찰을 마치고
이번 순찰 활동은 범죄피해자 지원기금을 마련하고 동시에 치안유지에도 도움이 되는 활동입니다. 오늘 순찰을 하며 이 활동이 조금만 더 활성화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동료들과 함께 참여할 수 있어서 더 보람되었고, 앞으로도 지역이나 공동체에 도움이 되는 일이면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계나리(한전 대전충남지역본부 고객지원부)
오늘 처음 하는 활동이었지만 저의 작은 한걸음이 누군가에게 큰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굉장히 보람차게 느껴졌습니다. 빅워크 앱으로 목표거리를 정해놓고 달성하면 공동으로 기부하는 방식인데, 참신하고 함께 힘을 모으기 좋은 것 같습니다. 목표 달성까지 열심히 참석하겠습니다.
최다은 (한전 대전충남지역본부 고객지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