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24 전기신문 인용
국내 데이터센터 60% 수도권에 집중…전력 수급 위기
해외 사례 통해 해법 모색…인센티브·규제 병행 등 제시
최근 데이터센터의 수도권 집중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특히 AI, 암호화폐 등 기술과 디지털 서비스 발전으로 인해 전력수요는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에 따른 전력 공급 안정성과 지역 불균형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해외 사례를 참고한 데이터센터의 입지 분산을 위한 주요 접근법이 제안되고 있다.
한전경영연구원은 지난 23일 ‘해외사례 분석을 통한 데이터센터의 지방 유인 방안 검토’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국내 총 데이터센터의 약 60%(88개소), 전기 사용 예정을 통지한 데이터센터 또한 약 72% (899개소)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데이터센터 수도권 집중은 송전선로 증설, 변전소 보강 등을 초래함에 따라 전력공급 지연, 비용 증가 등이 우려되며, 나아가 전력망 보강 없이 데이터센터를 연계할 경우 계통안정도 저하와 전국적 고장이 발생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수도권 입지에 따른 전력공급 여건 악화에 대한 별도의 페널티가 없으며, 분산법 등을 통해 데이터센터의 지방 분산을 추진하고 있으나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해외에서는 데이터센터의 특정지역 집중을 완화하는 방안과 특정지역으로 유인하는 방안을 함께 적용해 입지 분산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센터의 특정 지역 집중을 완화하는 규제 방안은 수요가 집중된 지역에서의 계통 부담을 줄이기 위해 주로 전력 부문에서 활용된다. 이를테면, 미국 일부 주와 유럽 국가들은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를 도입하고, 에너지 소비 효율 및 재생에너지 설치 의무를 규정해 특정 기준을 만족하는 데이터센터만이 입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인센티브를 통해 데이터센터의 지방 분산을 유도하는 방법도 언급됐다. 일본, 중국은 특정 지역으로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기 위해 전기요금 지원, 통신 인프라 구축, 운영 비용 지원 등의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현재 국내 데이터센터는 인프라, 가용 인력, 그리고 건설 및 운영 비용 절감 수단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계통 혼잡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입지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데이터센터의 지방 분산을 위해서는 전력 부문 방안뿐만 아니라 인프라, 인구, 지역 특성을 고려한 비전력 부문 방안이 병행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연구원은 에너지 소비 효율, 재생에너지 설치, 환경 영향 등에 대한 명확한 입지 기준을 수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적절한 규제 및 인센티브 제도를 운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예를 들어, 수도권과 같은 부하 밀집 지역에 데이터센터가 입지할 경우 고효율 설비 및 재생에너지 설치를 의무화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의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
또한, 비수도권 지역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해 에너지 소비 효율과 재생에너지 거래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전경영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의 전력 부문 방안들도 계통 부담 완화 목적을 중점적으로 고려한 입지 통제 조치에 가깝기에 직접적인 지방 분산화 구현에 한계를 지닌다”면서 “지자체별이 아닌 국가 차원의 중장기 입지 로드맵을 수립하고, 국가 클러스터 조성 및 활용을 통해 통신·전력·교통 등 인프라 보강과 인력 정착 등 지방 활성화 정책을 연계한 통합 방안 추진 또한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사출처 : 전기신문 오승지 기자( ohsj@electimes.com)